청소년 탈모 톺아보기

최근 젊은 분들이 탈모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MZ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미용에 관심이 많아서 머리숱에 예민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청소년분들이 이른 탈모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실제로 탈모 증상이 발현되는 시점이 빨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게 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연구는 청소년 유전성 탈모의 역학, 증상과 치료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올해 11월 미국 피부과 학회지에 실린 최신 연구로 탈모로 고민하는 청소년 분들과 보호자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총 7개의 논문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진행한 논문입니다. 이 중 6개는 총 124명(그 중 81명이 남성)에 대해 후향적으로 연구한 논문, 다른 하나는 학술회의에 발표됐으나 논문으로 게재되지는 않은 자료로부터 수집된 53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연구에 등록된 남아는 평균 13.7세, 여아는 10.8세였습니다. 총 655명 가운데 이차성징 이전임이 확인된 대상자는 총 21명이었습니다(확인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족력 관련 자료가 존재하는 102명 중 77명이 부모 중 한 쪽 이상이 유전성 탈모를 갖고 있었고 25명은 양쪽이 모두 유전성 탈모 환자였다고 합니다. 
96명 가운데 13명이 호르몬 이상 소견을 보였고, 8명이 남성호르몬 과다, 3명이 테스토스테론 부족 등의 소견을 보였습니다. 

진단 방법과 기준은 성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모발 확대경 검사로 연모화율이 증가하였는지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진단 방법입니다. 생검은 꼭 필요하지는 않으며 성인과 마찬가지로 성모 대 연모 비율이 3:1 이하로 떨어지는 소견이 확인됩니다. 다만 여아는 다낭성 난소증후군(PCOS)으로 인해 탈모증이 생길 가능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중심성 비만, 다모증 등)이 동반된다면 호르몬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법 가운데 가장 선호된 것은 미녹시딜입니다. 한 연구의 세부 내용을 보면 미녹시딜 도포제를 사용한 6명의 여아 가운데 4명이 1년 안에 증상이 정지하거나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고 남아는 29명 중 23명이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미녹시딜의 피부 흡수량 역시 성인과 유사하였지만 소아의 체중이 적고 성인에 비해 두피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에 과량 흡수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성인은 전신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매우 드물지만 이 연구에서는 2% 경구 미녹시딜을 사용한 후 어지러움이나 두근거림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5 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즉 프로페시아, 아보다트 같은 탈모약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서도 연구되었습니다. 남성 청소년 환자 6명에게 피나스테리드 1mg를 복용하게 했고 전원이 일정 이상의 효과를 보았음이 보고되었습니다. 다만 이 중 1명이 성 기능 부작용을 호소했고 약 복용을 중단한 후에도 호전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부작용의 우려 때문에 여성 환자에게 적용한 연구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DHT는 신체의 발생 및 성장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2차 성징이 종료되지 않은 청소년기에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 남성 청소년에게도 수염 발달을 저해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피로노락톤을 사용한 사례도 하나 있었습니다. 9세 여아에게 초기 50mg, 이후 100mg으로 증량하여 복용하게 했더니 탈락량이 감소하고 모량이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6개월의 치료 기간 동안 특별한 부작용 역시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이외에도 저준위레이저치료, PRP 등의 치료가 제시되나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임상적인 의미가 있는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클리닉에서도 탈모약 복용이 힘든 청소년 환자들을 위해 엑소좀 및 보톡스 치료와 저준위레이저치료를 시행하고 있고 효과를 보는 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치료를 받는 청소년 환자분들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를 여러분들께 제시해드릴 정도는 아니라 아쉽습니다만 자료가 충분히 누적되는 대로 여러분들께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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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견인 검사_최신 업데이트

모발 견인 검사는 40~50가닥 정도의 머리카락을 통증이 없는 수준으로 당겨서 몇 가닥 정도의 모발이 빠지는지 경향성을 파악하는 검사입니다. 성장기에 있는 모발은 이 정도의 힘으로는 빠지지 않기 않지만 휴지기 모발은 충분히 빠질 수 있습니다. 즉, 비슷한 개수의 모발을 당겼을 때 빠지는 모발이 많다면 성모 대비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고, 휴지기 탈모를 진단하거나 빠르게 진행하는 유전성 탈모에서 휴지기 비중이 증가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이 검사는 선천적인 머리카락의 특성에 따라 결과가 일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양인의 모발은 대체로 두껍고 원형에 가까워서 얇고 타원형인 흑인의 모발에 비해 인장강도가 강합니다. 그래서 다른 인종의 모발에 비해 끊어짐이 덜하고 헤어 시술 때문에 망가질 가능성이 비교적 낮습니다. 그러다 보니 동양인은 휴지기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은 모발은 같은 강도로 당기더라도 타 인종에 비해 덜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연구가 있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미국 피부과 학회지 이번 달 호에 실린 따끈따끈한 연구입니다. 198명의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로 흑인, 그리고 동양인의 모발 특성이 각각 모발 견인 검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헤어 제품이나 빗질의 시점이 결과를 왜곡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우선 동양인과 백인에 비해 흑인의 탈락량이 많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동양인은 모발 견인 검사 상 평균 0.37개, 흑인의 모발은 평균 0.48개가 탈락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의사들이 모발 견인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2가닥 이상 탈락할 경우인데, 다행히도 양쪽 모두 넘지 표준편차 2배 범위에서 이 수준을 넘지 않았습니다. 즉, 인종적인 영향이 검사 결과를 해석 기준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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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신약 ALRV5XR 의 임상 시험 결과

유전성 탈모를 정복하기 위해 신약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충분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임상 2상 수준에서 엎어지거나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되더라도 3상을 넘어 출시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약물도 실제로 여러분들께서 직접 사용해보실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일단 발표된 자료에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어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탈모약은 탈모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기전 가운데 특정 한두가지를 차단하거나 촉진해서 효과를 냅니다.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를 차단하여 DHT가 모낭을 퇴화시키는 작용을 막고 미녹시딜은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혈액순환과 Wnt/β-Catenin 신호전달을 촉진하는 것이 주된 기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이 약물은 지금까지 탈모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여러가지 기전을 모두 타게팅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생약 성분과 비타민, 미네랄을 조합했다고 하며 경구 및 도포제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총 46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이중맹검시험을 진행했고. 중도 탈락한 인원을 제외하고 총 36명의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약물의 사용법이 상당히 복잡한데, 하루에 두 번 경구 제제를 복용하고 샴푸 및 컨디셔너를 각 3~7ml, 세럼을 추가로 1ml 바르도록 했습니다.

결과로 바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약물을 사용한지 24주차 때 위약군과 비교해서 1제곱센티미터 당 성모의 갯수가 평균 21개, 비율로는 16.4% 증가했으며 성모 대 연모의 비율이 33%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위약군과 비교해서 특별한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래의 사진은 참가자 중 한 명의 확대경 사진입니다.

이 결과를 보면 장래가 상당히 기대됩니다만 이런 연구는 항상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합니다. 임상시험의 특성 상 연구비를 제공하는 주체가 개발사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연구 결과에 왜곡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에 참여한 위약군은 24주 만에 성모의 갯수가 5%나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저희 클리닉의 임상적인 경험으로는 탈모 증상이 이렇게 빨리 진행하는 분들은 흔하지 않습니다. 실험군과 대조군을 왜곡없이 잘 선택한 것인지 의심스러운 부분입니다. 

또한 생약 성분 베이스라는 점도 의사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게 합니다. 제약사들이 특정 성분을 이용해서 약품을 개발하는 것은 효과를 최대한 높이고 불필요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여러가지 성분이 섞인 생약 기반 약물이 최근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 시작했지만 어떤 질병의 치료에 중요한 기여를 한 블록버스터 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다른 제약사의 약품에 비해 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됩니다.

앞으로도 블로그를 통해 여러가지 신약과 치료 방법에 대한 자료를 공유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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