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샴푸를 몇 번 하는 것이 좋을까?

진료실에서 탈모 상담을 하다보면 환자분들께서 제게 샴푸 후 빠진 머리카락 사진을 자주 보여주시고는 합니다. 갑자기 빠지는 양이 늘어난 것 같은데 혹시 샴푸 방법 때문에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샴푸를 너무 자주 또는 적게 하는 것이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샴푸 횟수와 방법은 탈모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습니다. 상식적인 수준이라면 말이죠. 하루에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이틀에 한 번이든 상관없습니다. 각질이 많이 나오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는 정도라면 문제 없습니다. 머리카락이 빠질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두피가 아니라 모낭세포이기 때문입니다. 

 

모발 성장주기(hair cycle)란 무엇일까

그림 형제의 라푼젤이라는 동화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을까요? 아마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접한 분들이 많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영화에서 라푼젤은 마법의 힘으로 머리카락을 20m가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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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른 글에서 모발의 생장 주기에 대해 설명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샴푸할 때 자연스럽게 빠지는 모발은 휴지기에 들어간 후 두피에 남아있는 모발입니다. 이런 모발은 빠지기 한두달 전부터 성장이 멈춘 채 두피에서 탈락할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빠질 모발이 샴푸를 하면서 빠졌을 뿐인 것입니다. 샴푸를 자주 한다면 휴지기 모발이 여러차례 나눠 빠질테니 탈락량이 적어보일 수 있지만 착시에 불과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루성 두피염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진균제 샴푸(e.g, 니조랄, 노비프록스 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칙적으로 이런 샴푸도 지루성 두피염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뿐 근본적으로 탈모를 지연시켜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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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녹시딜의 항안드로겐 효과

미녹시딜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이 있어 항고혈압약제로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모증이라능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발견되면서 현재는 주로 탈모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께도 미녹시딜의 주된 기전은 혈관 확장을 통한 혈액순환 개선이라고 말씀드리고는 있지만, 사실 탈모 증상을 완화시키는 구체적인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녹시딜의 주된 약리학적 기전은 포타슘 채널을 열어주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모낭세포에는 포타슘 채널이 존재하지 않는데다 포타슘 채널 길항제를 쓰더라도 미녹시딜의 효과가 차단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탈모 증상을 완화시키는 다른 기전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미녹시딜이 항안드로겐 작용을 통해 탈모를 억제한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고, 지금 시점에는 많은 연구자와 임상의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한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039155/

이 연구는 미녹시딜이 안드로겐 수용체와 그 하위 신호체계에 영향을 준다고 가정했습니다. 링크에 제시된 데이터를 통해 미녹시딜이 안드로겐 수용체(AR)의 전사 활성도를 낮추고, 단백질 단계에서는 AR의 타겟의 발현을 억제하며 안드로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LNCaP 전립선암 세포의 생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AR과 관련된 전반적인 활동을 억제한 것입니다. 

미녹시딜이 이런 작용을 하는 구체적인 기전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연구에서 미녹시딜은  AR-펩타이드, AR-보조인자, AR N/C-말단 상호작용 및 AR 단백질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미녹시딜이 AR의 리간드 부착 도메인에 직접 결합하여 AR의 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도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보면 미녹시딜이 탈모 치료 뿐만 아니라 AR 경로와 관련된 질병들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뉴헤어 대머리블로그j-

탈모와 우울증, 그리고 탈모약과 우울증

최근 탈모약을 드시는 분들이  걱정하실만한 기사가 전해졌습니다. 탈모약 부작용으로 우울증과 자살 성향이 생길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 및 두타스테리드(아보다트®) 우울증에 대한 보고는 이미 수년 전부터 알려져 왔습니다. 2006년 이후 관련된 논문이 계속해서 발표되어왔고, 한국은 2017년 이후 약 설명서에 관련 경고 문구가 명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 설명서에 써있는 우울증 설명 부분

 

실제로 우울감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환자분들도 만나곤 합니다. 탈모약을 드시고 가장 흔하게 말씀하시는 것이 성욕이 떨어지는 것인데, 그다음으로 말씀하시는 것이 무력감, 피곤함 등입니다. 성욕 저하는 5% 이하의 발생률, 무력감, 피곤함은 그보다 더 낮은 비율을 보입니다. 아마 이런 부작용이 있는 분에서 우울감이 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울증에 대해서 걱정하시는 질문들

 

실제로 자살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참고자료1)가 발표되기도 하였습니다. 약을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한 사람에서 자살성향이 높다는 내용인데, 45세 미만 나이에서 그런 경향을 보였고, 45세 이상에서는 그렇지 않았으며, 다른 탈모약인 두타스테리드(상품명: 아보다트), 미녹시딜에서도 그런 성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피나스테리드 등의 탈모약은 우울증을 생기게 하는 문제가 많은 약일까요?

우선 방금 말씀드린 논문부터 말씀드리면 한계가 있는 논문입니다. 논문 내에서 저자도 그렇게 언급을 했고, 추가적으로 나온 편집자 의견 등에서도 이 연구에 한계점을 밝혔습니다. 약을 복용하는 것 이외에 다른 요인들을 일정하게 놓고 진행한 것이 아니라 여러 연구들에서 보고된 수치만 가지고 통계를 낸 것이기 때문에 이 결과가 순수한 약 반응에 따른 경향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른 약을 복용하는지 여부, 탈모 진행 정도, 다른 질환이 있는지 여부 등이 제어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약의 기전을 밝힌 것이 아닌 통계적인 보고에 그쳤습니다.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있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용량 복용군(5 mg)에서 오히려 우울증이 없고 저용량(1mg) 복용군에서 우울증이 늘어난 것도 이상한 부분입니다. 

탈모약과 우울증에 대한 연관을 제기하는 논문들은 공통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1. 분석법의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리면 익사자가 늘어난다'라고 주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리는 계절도 여름, 물놀이를 많이 하는 계절도 여름이니 두 사건은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리는 것이 익사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 것입니다. )

2. 개인의 우울증 유발 상황 및 인자, 기저 상태 등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3. 탈모로 인한 우울증이 기저에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탈모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부작용을 겪는 이유가 탈모약을 복용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탈모라는 증상 자체가 우울증의 원인인지 정확히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기저에 우울증이 있었는지, 전혀 우울증이 없던 사람이 약으로 인해 생겼는지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탈모인의 심리 상태에 대한 많은 연구들(참고자료3~7)이 있는데, 탈모인의 75%가 탈모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었고,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고 한 사람도 10%, 불편하다고 한 사람이 75%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한국 탈모 환자 서베이. 2006. 대한 피부과 학회)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이 많아서 혹시 갑자기 자살하게 되는 그런 약으로 생각하실까봐 복용하는 분들이 오해하실것 같아 걱정되는 마음에 글을 썼습니다.  부작용이 없으신 분들은 걱정하지 말고 계속 복용하셔도 됩니다. 기분 장애, 우울감이 드는 것 같다면 처방해주시는 의사 선생님과 의논해보세요. 탈모약이  의사와 진료 후 처방전이 있어야 구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용을 정리해보면 

1. 탈모약 복용 후 우울증, 무기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 사람은 증상이 지속되는지 잘 살펴봅니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약 발생 초기 1-2개월 정도에 생기며, 대부분 1개월 내에 사라집니다.)

2. 우울증, 무기력 등의 미노시딜 등으로 약을 교체해보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3. 약 복용 전 우울증 증상이 있었던 사람은 약 복용을 시작하면서 증상의 변화를 잘 관찰합니다

 

 

 

참고자료

1. Investigation of Suicidality and Psychological Adverse Events in Patients Treated With Finasteride. 
David-Dan Nguyen et al. JAMA Dermatol. Published online November 11, 2020.

2. Ongoing Concerns Regarding Finasteride for the Treatment of Male-Pattern Androgenetic Alopecia. 
Roger S. Ho,MD, MS, MPH. JAMA Dermatology Published online November 11, 2020 

3. Attitudes, behaviors, and expectations of men seeking medical treatment for male pattern hair loss: results of a multinational survey. Thomas F. Cash. CURRENT MEDICAL RESEARCH AND OPINION VOL. 25, NO. 7, 2009, 1811–1820

4. Evaluation of long-term efficacy of finasteride in Korean men with androgenetic alopecia using the basic and specific classification system. Jung-Won SHIN et al.  Journal of Dermatology 2018; 1–5

5. Male Androgenetic Alopecia. William Cranwell, Rodney Sinclair.

6. Quality of Life Assessment in Male Patients with Androgenetic Alopecia: Result of a Prospective,
Multicenter Study. Sung-Hyub Han et al. Ann Dermatol Vol. 24, No. 3, 2012

7. The psychosocial consequences of androgenetic alopecia: a review of the research literature. T.F. Cash.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9; 141: 398-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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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국내 의료진들의 의견이 나온 기사들이 나와서 링크해드릴게요. 

[특별기고] 탈모치료제 ‘피나스테리드’ 자살위험 높인다? 전형적인 해석의 오류 가능성! - 헬스경향 (k-health.com)

 

[특별기고] 탈모치료제 ‘피나스테리드’ 자살위험 높인다? 전형적인 해석의 오류 가능성! - 헬

며칠 전 탈모치료제 피나스테리드 복용이 우울증·자살위험과 연관 있다는 연구결과에 대한 기사가 보도됐다.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많이 걱정하면서 먹어도 되는지 계속 문의한다. 결론

www.k-health.com

자살위험 논란 탈모약 피나스테리드···"인과관계 회의적" - 보건의료문화를 선도하는 데일리메디 (dailymedi.com)

 

데일리메디 자살위험 논란 탈모약 피나스테리드···

보건의료문화를 선도하는 데일리메디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탈모약으로 사용되는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 제제가 정신적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환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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