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준위레이저치료(LLLT)가 모발 생장을 돕는 기전

저준위레이저치료(LLLT)는 유전성 탈모의 보조적인 치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헬멧 형태의 가정용 기기로도 팔리고 있고 저희 뉴헤어의원에서도 주사치료와 함께 병용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LLLT가 어떤 기전을 통해 모발 생장을 돕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바를 정리해둔 리뷰 논문이 있어 여러분들께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1. ATP와 일산화질소(Nitric Oxide, NO)가 생성되고 활성산소족(Reactive Oxygen Species, ROS)이 조절됨

LLLT 를 통해 피부에 조사된 적외선은 NO 합성을 촉진합니다. NO는 모낭세포의 형성 과정 중 하나인 재상피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모유두세포의 포타슘 채널을 활성화시켜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하며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킵니다. 그뿐만 아니라 림프구의 분화를 조절해서 감염에 저항하거나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도 개입합니다. 또한 NO는 특수한 대사 경로를 통해 줄기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모낭 줄기세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직접 알아본 연구는 아직 없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높습니다.

ROS는 세포대사 결과 생성되는 불안정하고 반응성이 강한 물질들로 면역 반응이나 세포 작용을 활성화시키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발생하면 산화 스트레스로 세포나 DNA가 손상되는 등의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LLLT는 ROS의 발생량을 늘리지만 세포에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례로 인간의 표피 세포에 LLLT 를 시행하면 DNA에 손상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상처 회복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져있습니다. 병적인 과정을 통해 발생한 ROS와 LLLT를 통해 발생한 ROS가 다른 수준의 영향을 끼친다고 예상할 수 있는 연구입니다. 그리고 모낭 세포의 형성에는 적절한 산화 스트레스가 필수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LLLT를 통해 생성된 ROS가 모낭세포를 이루는 표피 및 진피세포와의 신호 전달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2. 모낭세포와 그 주변의 세포들의 활성화

LLLT는 모기질세포의 Wnt10b 및 beta-catenin 경로를 활성화시킵니다. 이를 통해 모낭세포를 성장기로 진입시켜 모발 성장을 촉진합니다. 같은 경로를 통해 외모근초(Outer Root Sheath, ORS) 세포와 모유두(Dermal Papilla, DP) 세포를 증식시키고 모 생장주기에 맞는 위치로 이동시킵니다.

LLLT는 모낭주변의 지방세포, 염증세포 및 신경세포에도 영향을 줍니다. 모낭을 둘러싼 피하지방층의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고 혈관신생을 촉진해서 혈액순환을 개선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LLLT는 단순히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수준을 넘어 세포대사의 다양한 방면에 좋은 영향을 주는 치료방법입니다. 물론 탈모약이나 모발이식처럼 단독으로도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지는 않지만 부작용 우려 없이 안전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시행할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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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 수술 시간이 모낭세포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

모발이식을 할 때 공여부에서 채취된 모낭이 이식되기 전까지 몸 밖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체외시간(Out of body time)이라고 합니다. 피부 조직 안에서 보호받아야할 모낭이 몸 밖에 나와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장기보존액 등 특수한 약품을 사용해서 모낭을 보호하거나 수술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지금까지 체외시간에 따라 생착률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이 있었지만 모낭세포 하나하나가 온도와 시간에 따라 어떤 비율로 파괴되는지에 대해 조사한 연구는 드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다룬 연구가 있어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난 해 중국의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입니다. 25세 남성, 45세 남성 두 명을 대상으로 비절개식으로 모낭을 채취한 뒤 체외시간을 1,2,4,8시간, 저장액을 생리식염수와 링거수액으로 나누어 모낭세포의 생존률과 생착률을 비교했습니다.

위 사진은 24세 남성의 모낭 세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나 파괴되었는지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포의 손상률이 상승하는데 4시간 이후에는 비교적 일정한 모습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모낭 보존 온도는 섭씨 4도, 용액은 링거수액을 사용했을 때 모낭세포의 생존률이 가장 높습니다.

45세 환자의 모낭세포 역시 유사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4도, 링거수액이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체외시간이 1시간을 넘어가면 생착률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오해하시기 쉽습니다만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모낭이 마르지 않도록 잘 보관하면 체외시간이 8시간 정도 지나도 90% 정도의 생착률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돼있습니다. 이 연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위의 24세 남성의 이식부 좌측에는 8시간 보존한 모낭을, 우측에는 4시간 보존한 모낭을 이식했을 때 평균 생착률이 각각 93.63%, 95.17%로 측정되었습니다. 오래 보관한 쪽이 결과가 조금 더 안좋기는 하지만 평균 1.5% 포인트에 불과한 차이입니다. 저희 클리닉은 수술 중 체외 시간이 4시간을 넘어가는 일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수술 시간으로 인한 생착률의 손해는 더 적을 것입니다. 

체외시간이 길어지면 모낭세포는 많이 손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생착률은 비교적 높게 유지되는 것은 모낭 단위 전체의 생착을 위해서는 모든 모낭세포가 살아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직으로서의 필수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세포가 유지된다면 이후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며 빈 자리를 무리없이 메꾸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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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치료 신약 세티피프란트, 임상 2상 결과

탈모치료제로 개발 중인 세티피프란트(Setipiprant)라는 약물이 있는데, 탈모를 일으키는 PGD2(prostaglandin D2)라는 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효과를 기대하는 약입니다. PGD2가 수용체에 붙어서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 수용체에 작해서 PGD2가 역할을 못하게 하는 원리죠. 

며칠 전에 임상 2상a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169명을 대상으로 6개월, 8개월 즈음에 효과를 평가하였는데, 부작용이 크게 없이 안전하였으나 모발을 성장시키는 효과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결과입니다. 

탈모치료 신약들은 끊임없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효과가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연구 자체도 굉장히 드뭅니다. 개발 단계에서 이목을 끌어서 사람들을 기대하게 만들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후속 연구결과 발표가 없는 신약이 정말 많거든요. 몇 년간 후속 연구결과가 없는 신약은 좋은 결과가 없기 때문으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연구는 끊임없이 중간 결과를 발표합니다. 

다른 신약들에 대한 정보도 후속 연구들이 나오면 리뷰해드리겠습니다. 

논문원문: Setipiprant for Androgenetic Alopecia in Males: Results from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Phase 2a T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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