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두피의 생물학적 특성: 기름기와 수분

두피에 열이 많고 머리가 떡지는 현상이 심해지는데, 이게 탈모하고 관계가 있을까요?

지성 두피와 탈모의 연관관계를 물어보는 질문들

 

 

열이 많고 유분기(기름기)가 많아서 머리카락이 쉽게 뭉치는(소위 떡지는) 현상이 있다고 탈모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탈모가 없어도 열이 많고 떡지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탈모인 분들이 열이 많고 두피에 기름기가 많기는 합니다. 탈모가 진행되며 피지선이 발달하고 두피가 얇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남성형 유전성 탈모(androgenic alopecia)인 사람과 일반인의 두피를 의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31명의 유전 탈모인과 31명의 비탈모인의 두피를 비교하였습니다. 탈모인의 정수리 두피에서 자신의 뒷머리 두피보다 기름기가 높고 수분이 적었습니다. 두피의 기름기 정도는 탈모의 정도와 연관관계를 보였으며, 비탈모인과 비교해서 정수리의 기름기가 많고 수분 소실률이 높았습니다. 

그간에 임상에서 얘기되는 소견들과 일치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탈모가 진행될수록 두피의 수분은 적어지고 기름기가 많아진다는 결론입니다. 

참고자료: Scalp Biophysical Characteristics in Males with Androgenetic Alopecia: A Comparative Study with Healthy Contr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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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 결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 #1. 생착률

좋은 모발이식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면 되는데 그 세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생착률: 이식한 모발만큼 살아남아 의도한 결과를 얻는 것
2. 고밀도: 촘촘히 이식하여 풍성하게 보이기 하는 것
3. 최적화 배치: 적절하게 모발을 분배하여 같은 양으로도 최대한 많이 보이게 하는 것

 

이번 글에서는 생착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모발이식은 10개를 이식하면 10개가 다 나왔을 때 우리가 의도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을 흔히 생착률 혹은 생존률(survival rate)라는 표현을 쓰는데, [실제로 난 모발수/수술 때 이식한 모발수]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생착률이 100%면 이식한 모발이 다 난 것이고, 생착률이 50%라면 이식한 모발이 반만 난것입니다.

생착에는 수술 기술 뿐 아니라 수술실의 시스템 역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아무리 수술을 잘해도 환경적인 부분, 흐름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을 시 생착 확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이식을 잘 해도, 모낭이 보관 중에 말랐다던가, 모낭 보관 온도가 높았다던가, 분리 시 손상이 있었다면 생착률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생착률을 극한으로 높이기 위한 모발이식 시스템에 대해서 하나 하나 설명드리겠습니다.

1. 고배율 디지털 현미경 및 고배율 확대경

모발이식 시 디지털 현미경 모낭 분리

모발이식은 아주 얇고 작은 모낭과 거기 붙어있는 머리카락을 다루는 수술입니다. 모발의 굵기를 이야기할 때 쓰는 마이크로미터(㎛) 단위는 우리가 익숙한 센티미터로 바꾸게 되면 0.0001cm에 해당합니다. 이런 작은 조직을 다루는데 육안으로 하는 것보다는 고배율의 확대를 통해 시야를 확보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것은 자명합니다. 모발이식은 성형외과 수술분야의 하나인 미세수술(micro-surgery)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정밀한 조작으로 모낭을 다루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확대능을 가진 장비를 쓰는 것은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핵심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미경 사용 시 20% 이상의 효과개선이 있다는 것이 이미 많은 실험 및 논문으로 발표되었습니다.

붉은 색 표시한 부분을 보면 양안 현미경 사용 시 20% 더 많은 모발 획득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습니다. 출처: Seager D: Binocular Stereoscopic Dissecting Microscopes: Sholud We all Be Using Them? Hair Transplant Forum International. Vol 6 No 4:2-5, 1996.

씨거(Seager)는 같은 두피 면적내에서 채취한 모발의 양이 현미경 사용 시 20%가 증가한다는 내용을, 번스타인(Bernstein)은 확대경(loupes)를 사용한 것에 비해 현미경 분리(microscopic dissection)이 17% 더 많은 모발을 획득하였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2. 저온 수분 유지 장치

 

모발이식 모낭 수분 유지 장치

수분

모낭이 몸에서 채취되어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 건조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 몸에서 떨어져 나온 직후부터 마르지 않도록 보관액에 저장하게 됩니다. 발표된 실험과 논문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30초, 길게는 3분 정도 공기에 노출 시 모낭이 죽어버리게 됩니다. 아주 짧은 시간의 공기 노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은 모낭의 수분 상태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모낭이 공기 중에 노출되는 정도와 생착에 대한 실험 및 논문들

1. 5-10분 동안 공기에 노출 시 생착률 6% 감소, 20분 시 17%, 30분 시 32% 떨어짐. 공기 노출 1분 당 1% 정도 감소. (Hwang SJ, Lee JJ, Oh BM, et al. The effects of dehydration, preservation temperature and time, and hydrogen peroxide on hair grafts. Annals of Dermatology 2002; 14: 149–52)

​2. 3분 정도 노출 시 생착률이 0%(​Gandelman M, Mota A, Abrahamsohn P, et al. Light and electron microscopic analysis of controlled injury to follicular unit grafts. Dermatol Surg 2000; 26: 25–31).

3. 16분 노출 시 1모 모낭 생착률 40% 감소, 2모 모낭 18% 감소( Beehner M. Comparison of survival of FU grafts trimmed chubby, medium, and skeletonized. Hair Transpl Forum Int 2010; 20(1): 1,6.).

 

​저온

수분 유지 만큼 중요한 것이 모낭을 4-8도 정도의 저온으로 보관하는 것입니다. 저온으로 유지하게 되면 세포의 신진대사(metabolism)을 낮추어 세포가 산소 및 영영공급 없이도 장시간 살 수 있게 하고, 산소독성으로 인한 세포손상을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실제 장기이식 시에도 장기를 차가운 장기저장액에 보관합니다.)

위의 표는 온도에 모발이식 생착률을 정리한 것인데, 4도에서 보관시에 장시간 모낭 보관에도 생착률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Beehner라는 의사가 2007년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에서도 차갑게 보관된 모낭의 생착률이 월등히 좋음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의사가 수술을 아무리 잘해도 모낭을 보관하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수술 결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의사는 항상 모낭의 수분과 온도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저온수분유지장치(MCD; Medical Chilling Device) 4종

그런데 모발이식에서는 모낭을 분리하거나, 이식하는 중간과정에서 공기에 노출되어 탈수가 되거나 온도가 올라가는 과정이 있게 됩니다. 이를 줄이려는 노력들을 좋은 병원들에서 많이 해오고 있지만, 애초에 채취 후 이식까지 공기에 노출되는 시간을 없게 하고, 저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홍익대학교 기계공학과 서정환 교수팀과 모발이식 단계마다 적용할 수 있는 4종류의 저온 수분 유지 장비를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습니다.

 

3. 장기보존액(장기저장액)

 

채취한 모발에게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보관액을 어떤 것을 쓰느냐에 따라서 생착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생리식염수 및  링거액, 플라스마라이트 용액 등과 같은 세포외액 용액과, 하이포써모졸, HTK와 같은 세포내액 용액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 액체는 저렴하다는 이유로 생리식염수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생리식염수는 나트륨(Na)이 많고 칼륨(K)이 적은 세포외장액(extracellular solution)이기 때문에 모낭을 저장하는데는 사실 적합하지 않습니다. 몇시간 생리식염수에 담긴 모낭을 관찰하면 불어서 흐늘흐늘하게 변합니다. 그보다는 간 이식, 신장 이식 등 장기 이식 시 적출된 장기를 보존하는 용액인 세포내장액(intracelluar solution)을 사용하는 것이 생리학적으로 모낭을 보존하는데 이롭습니다. 이 경우 24시간이 지나도 90%가 넘는 생착률을 보이기도 합니다. 

2011년 비너(Beehner)라는 뉴욕의 의사가 발표한 실험 논문에서 96시간 동안 2-24시간 간격으로 식염수와 장기저장액에 보관된 모낭을 이식하여 얼마나 이식된 모발 중에 생착이 일어났는지 비교하였습니다.

 

모든 시간대에서 장기저장액이 식염수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이며,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율이 격차는 더욱 커집니다.

몸에서 채취된 모발의 세포 신진대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관용액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 좋은데, 일반식염수로 온도를 낮출 경우 한랭손상(cold injury)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저온에서 최적화된 장기보존액이 더 좋은 결과를 보입니다. 또, 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의 발생을 식염수에 비해 47% 감소시켜 DNA 손상을 줄입니다.

생화학적 요소를 좀 더 살펴보면, 모낭을  허혈-재관류 손상(IRI; ischemic reperfusion injury)과 저장 손상(storage injuiry)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허혈-재관류 손상은 몸에서 떨어진 저산소 상태의 모낭이 이식되면서 산소에 노출될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아직 기전이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ROS)로 인해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04년 쿨리(Cooley)라는 의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모발이식 시 이식모낭에서 활성산소가 2~6배 가량 더 많이 검출되며, 이는 모발이식 시 모낭에 허혈-재관류 손상이 일어남을 밝힌 것입니다. 이 허혈-재관류 손상을 생착률을 저해하고, 자라는 속도를 더디게 하거나 모발의 직경을 변화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를 만드는 요인으로 추정하고 하고 있습니다.

​​허혈-재관류 손상을 줄일 경우 장기이식에서 결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발표되어 있습니다. 모발이식에서 이 허혈-재관류 손상을 줄이는 방법이 바로 장기저장액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장기저장액을 사용시 활성산소의 양이 47% 감소한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2. 저장손상의 경우는 모낭이 몸 바깥으로 나와서 저장되어 있는 동안 생기는 손상을 말합니다. 몸에서 모낭이 떨어져 나오게 되면 직후부터 산소와 영양공급이 중단됩니다. 혈류가 끊기는 순간부터 유산소 대사(aerobic metabolism)에서 무산소 대사(anaerobic metabolism)으로 바뀌게 되는데 무산소 대사로는 세포가 필요한 충분한 양의 ATP를 생산하지 못합니다. 에너지 공급의 부족은 세포소멸(apoptosis)을 유도하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사의 필요한 에너지 요구량을 줄이기 위해서 저장액의 온도를 낮추어야 합니다.

이는 냉동인간과 같은 개념입니다. 에이리언(Alien)이나 인터스텔라 등의 영화에서 많이 나온 것과 같이 장시간 생존을 위해서 온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가깝게는 음식이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냉장고의 원리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모발이식 시 상식적으로 모낭을 찬 용액에 보관하는 것입니다. 이는 모발이식을 하는 의사들에게는 불문율입니다.

하지만 조직을 차게 보관하는 것은 한냉손상(cold injury)을 일으킨다는 단범이 있습니다. 낮은 온도에서는 세포막에 있는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세포부종(intracellualr edema), 낮은 pH(높은 산도), 세포 내 칼슘농도 증가 등을 야기하여 세포손상의 기전이 생깁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장기저장액(장기보존액)입니다. 기존에 많이 사용되는 생리식염수나 배양액 등이 상온에서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반해 장기저장액은 낮은 온도에서 생리학적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을 최적화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즉, 정리하면, 몸에서 떨어져나온 모낭의 세포대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저장액의 온도를 낮추어야 하고, 저장액의 한냉손상 없이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저장용액이 아닌 장기저장액이 최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장기저장액을 사용하는 곳은 매우 드뭅니다. 생리식염수가 1리터에 1500~1800원 정도의 비용인데 반해 장기저장액은 1L에 25~30만원의 고가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병원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4. 조직 손상 최소화 

모발이식은 탈모에 영향을 맏지 않는 부위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부위에 옮겨심는 수술입니다.

식물을 옮겨심은 경험이 있으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뿌리 주변의 흙을 충분하게 가지고 와야 뿌리가 마르지 않고 옮겨 심어도 변화된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게 됩니다. 저렇게 충분한 흙을 함께 가지고 오는 것은 수분 보존에도 목적이 있지만,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뿌리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서입니다.

두피에 손상없이 모공을 만드는 수술기구

우리의 모낭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낭을 채취해서 이식하기 위해 모낭을 둘러싸고 있는 조직을 충분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 모발이식 후 생착률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모낭이 이식되어 잘 자라나려면 모낭을 둘러싼 모든 해부학적 조직이 온전히 유지되어 있어야 합니다. 가능하면 채취한 모발을 충분한 양의 주변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여 이식할수록 좋습니다. 이식부분에도 두피의 손상을 줄일 수 있도록 가능한 작은 모공(slit)을 만듭니다. 이식모와 만들어진 모공의 크기가 꼭 들어맞게(마치 레고처림) 이식(snug fit; 스너그핏)하면 모낭세포가 두피와 접촉면적을 넓게 확보하여 삼출량(effusion)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생착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모낭과 두피사이에 혈액이 차는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5. 이식 후 고압산소치료

모발이식 후 고압산소치료 챔버

모발이식은 복합조직(composite graft)의 일종인데, 복합조직의 이식은 고압 산소 치료를 하면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성장인자를 증가시키고, 허혈 조직의 염증 감소 시키는 등의 원리로 작용합니다. 

이 부분은 다른 글에 자세히 쓴 글이 있어서 첨부하겠습니다. 

관련글: 모발이식에서 고압산소치료의 원리와 효과

 

모발이식에서 고압산소치료의 원리와 효과

저희 병원에서 세계최초로 모발이식에 적용해서 시행하고 있는 고압산소치료의 원리와 효과에 대한 논문이 있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성형외과에서는 예전부터 고압산소치료를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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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어제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에서 최근 블로그에 쓰고 있는 모발이식 시스템에 대한 발표를 했었는데, 한 의사 선생님이 저에게 질문하신 내용이 있습니다. ​

​”저는 원장님같은 시스템 없이도 결과가 좋은데 굳이 써야 하나요?”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수술하는 대부분의 환자분들의 결과는 저처럼 한다고 해서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0명 중 1명, 아니 1000명 중 1명을 위해 쓴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모낭의 모양이 다른 것처럼, 어떤 환자의 모낭은 허혈-관류 손상에 다른 사람보다 더 취약할 수 있고, 온도 변화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 환자는 분명히 기존 시스템대로 수술 시 결과가 떨어지겠죠.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에게 미약하게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0.1%라도 더 생착률이 높아진다면 이런 시스템을 갖출만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탈모와 연관된 질환들(탈모인이 건강을 잘 챙겨야하는 이유!)

탈모는 미용적인 문제일 뿐 전반적인 건강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신체는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요소가 끝없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탈모를 일으킨 원인이 다른 질병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또 다른 질병이 머리카락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탈모 증상이 있는 사람이 조심해야 할 질환들이 있습니다.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고혈압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고혈압과 탈모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습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탈모 증상을 보일 위험성이 2.195배 높았습니다. 탈모가 있는 분들은 혈압을 한 번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혈압이 높으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망가지는데, 말초로 뻗는 미세 혈관들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머리카락을 생산하는 모낭은 미세혈관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으므로 혈관질환에 영향을 가장 빨리 받는 기관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10.87배의 위험도를 보인 탈모 가족력에 비하면 그 영향이 적은 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적 소인임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참고자료: Association of androgenetic alopecia and hypertension

2. 비만(대사증후군, 당뇨)

비만과 탈모는 과학적으로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통계나 연구 결과들을 보면 관련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비만 자체가 탈모에 영향을 미친 다기보다는 비만을 만드는 요인이 탈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비만과 탈모에 대해서 직접 연구한 것보다는 대사증후군*과 탈모에 대한 연구들이 많았습니다. 대사증후군의 가장 흔한 위험요소가 과체중, 비만이므로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은 건강에 위협을 주는 5가지 위험요소(고혈압, 고혈당(당뇨),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 , 복부비만) 중 3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

 

비만과 탈모의 연관관계 논문들

 

비만과 탈모와의 관계를 연구한 여러 연구들을 살펴보면, 

  • 189명의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통계를 낸 유전성 탈모가 많이 진행된 사람이 덜 진행된 사람보다 비만한 경우가 많았다는 연구입니다.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높은 사람, 즉 비만인 사람에서 탈모 시작 시기도 빨랐고, 고등도의 탈모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 7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전성 탈모와 대사증후군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관계를 보였습니다. 특히 HDL 수치가 두드러진 연관성을 가졌습니다. 
  • 탈모가 없는 군에서 대사증후군의 비율이 9.4%였던 반면, 유전성 탈모가 있는 군에서 22.4%의 대사증후군이 발견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탈모가 생긴 사람은 대사증후군 여부를 좀 더 이른 시기부터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탈모가 없는 군에서 남성 12.5%, 여성 8.1%가 대사증후군이 발견된 반면, 유전성 탈모가 있는 남성 60%, 여성 48.6%가 대사증후군이 관찰되었습니다. 유전성 탈모가 있는 군의 대사증후군 동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 여성 탈모에서도 대사증후군과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들이 있습니다. 특히 대사증후군 위험요소 중 복부비만, 고혈압이 더 탈모와 연관성이 있게 관찰되었고, 탈모가 심할수록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비율이 높았습니다. 

3. 지방간

 

최근 한 연구에서 유전성 탈모가 있는 사람이 지방간 질환이 생길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140명(70명의 유전성 남성형 탈모인, 70명의 비탈모인)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탈모인 77.1%(54명)가 지방간 질환이 있었던데 반해 비탈모인에서는 58.6%(41명)이 지방간이 있었습니다. 지방간 질환의 정도와 탈모의 정도는 비례하지는 않았고, 반면 비만도와 탈모와는 연관관계가 있었습니다. 지질 관련 대사성 질환이 있는 사람이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도 높으니 어떻게 보면 기존 연구 결과에서 유추할 수 있었던 실험 결과입니다.  

4. 심장질환

 

 

탈모는 심장 질환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탈모가 있는 사람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상대 위험비는 2.28배에 달합니다.(당뇨와 관련된 합병증으로 사망할 상대 위험비가 비탈모인의 2.97배). 

 

탈모가 심한 사람의 심장혈관이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다른 연구도 있습니다. 탈모가 심할수록, 혈관조영술 및 초음파로 관상동맥(심장을 둘러싼 동맥)을 관찰했을 때 막혀있는 정도가 심했습니다. '탈모'라는 단일요소가 심장혈관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탈모가 있는 사람은 탈모가 없는 사람보다 좀 더 심장 검사를 자주 받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5. 전립선 비대증

탈모가 있는 사람이 전립선도 평균 50% 가까이 더 컸고(29.65 vs 20.24ml) 소변 배출 속도는 30% 이상 느렸습니다(14,5  vs 22.45ml/s). 통계적으로 분석해보면 유전성 탈모와 전립선 비대증의 교차비는 5.14에 달했습니다. 

 

 

6. 전립선암

전립선암 환자는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20세에 남성형 탈모가 있을 확률이 2배 정도입니다. 탈모 패턴은 전립선암과는 큰 상관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 다른 리뷰 연구에 따르면 정수리에 증상이 있을 때 위험성이 더 높다는 이야기도 있는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특히 탈모와 대사증후군의 연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사증후군 때문에 탈모가 생기는지, 탈모 때문에 대사증후군이 생기는지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발생요인, 위험요소를 공유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사증후군을 치료하는 방법이 탈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사증후군의 치료 및 예방법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체중관리, 특히 복부비만 관리를 해서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등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식사와 운동이 중요합니다. 열량 섭취를 줄이고,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는 식사를 하는데 잘 알려진 채식, 소식을 하시면 됩니다. 

운동은 근력운동도 물론 좋지만, 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줄넘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입니다. 꾸준히 오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에 정리드린 질환의 위험인자를 공유하거나 연관성이 있으므로 언급한 질환들의 치료가 모발 상태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식생활 습관과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시는 것이 탈모 치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결론

유전성 탈모가 있는 사람은 비탈모인보다 건강에 좀 더 신경 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당뇨, 비만, 고지혈증, 심장, 전립선에 중점을 두고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P.S.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도 유전성 탈모가 있는 사람이 걸릴 경우 중등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얼마 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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