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계의 '편작' 형 되기

옛날 중국에 '편작'이란 명의가 있었습니다. 죽은 사람도 살려낼 정도라서 명성이 높았습니다. 편작은 3형제 중 막내였는데, 셋 모두 의사였습니다. 위나라의 왕이 편작에게 형제 중 누가 가장 실력이 뛰어난지 물었습니다. 

편작은 큰 형이 가장 뛰어나고, 둘재 형이 두 번째, 자신이 세 번 째라고 답하니, 왕이 "그럼 실력이 가장 떨어지는 당신이 왜 가장 유명하냐"라고 물었습니다. 

편작은

"큰 형은 병이 나타나기 전에 알아차리고 예방하니 사람들이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둘째 형은 병의 초기에 치료를 하니 가볍게 치료가 되어 크게 소문이 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중환자만 치료하면서 수술을 하고 약을 쓰고 법석을 떠니 소문이 나게 되는 것이지요." 

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병이 중해지기 전에 치료하면 정말 훨씬 쉽고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거든요. 

 

저도 전에는 어떻게 하면 수술을 잘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의사였습니다. 모발이식의 생착률을 높이기 위해서, 비절개 모발이식을 잘하기 위해서, 대량이식을 하기 위해서, 모발이식이 못채워주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SMP(두피문신)도 개발하는 등 계속 연구하고 또 학회에도 발표하고 논문도 내면서 살아왔죠. 

그러던 중 탈모로 고민하고 고통받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탈모를 예방하거나 탈모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치료를 해서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이 더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술에 대한 연구에 더불어 탈모 초기에 발견하는 방법, 초기에 치료하는 것의 중요성, 약물 치료, 주사 치료 등에 대한 연구도 하고 발표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정말 모발이식에 대한 발표보다 치료에 대한 발표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네요. 

과거에는 '편작'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은 '편작'의 '형'들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셈이죠. 편작의 첫째 형처럼 아예 증상이 생기기 전에 치료하는 것까지는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지만, 초기에 치료해드릴 수 있는 편작의 '둘째 형' 정도는 되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P.S. 의사들끼리도 사실 서로 자기 방법이 좋다고 싸우곤 합니다. 내과 계열 의사는 외과 계열 의사더러 '무식한 칼잡이'라고 비하하기도 하고, 외과의사들은 내과 의사더러 '탁상공론만 하는 샌님'이라고 무시하기도 하죠 :) 탈모치료에 있어서도 크게 성형외과(외과계), 피부과(내과계) 계열로 나울 수 있는데 성형외과 쪽 의사들은 모발이식 등의 수술이나 시술에 좀 더 가치를 두는 반면, 피부과 쪽 의사들은 치료 쪽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성형외과전문의이기 때문에 전자쪽이었으나 최근에는 후자쪽을 많이 공부하고 있어요.

문무를 겸비한 소위 '사기캐'가 되는 것이 최고겠죠. 삼국지 캐릭터로 보자면 문(치료)쪽으로는 제갈공명, 무(수술)로는 여포처럼 되고 싶습니다. 문무를 겸비한 주유라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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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타투(문신)가 푸르게 보이는 이유는

 

타투(문신), 특히 검은색 타투가 푸른색이나 녹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왜 그럴까요? 

두 가지 이유로 나눠볼 수 있는데 

1. 과거 특정 종류의 검은색 색소는 여러 가지 색깔의 혼합, 특히 어두운 녹색이나 어두운 파란색 잉크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검게 보이지만, 피부 속으로 들어가 대식세포(macrophage)의 분해 작용을 거치게 되면서 점차 검은색을 잃고 본래의 성질인 푸른색이나 녹색이 드러나게 됩니다. 

2. 피부 속은 빛의 흡수와 반사가 피부 바깥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피부속에 있는 색소는 의도한 물체의 색깔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피부에서 비쳐 보이는 혈관이 푸르게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오래된 타투가 푸르게 보이는 것은 첫번째 이유일 가능성이 높지만, 최신의 타투에서도 검은색이 약간의 푸른 기운을 띄는 것은 두 번째 이유 때문입니다. 

 

혈관이 실제로는 빨갛지만 피부에서 비치는 정맥이 푸르게 보이는 것도 이런 피부에서의 빛 반사와 흡수 때문입니다. 인간의 피는 결코 파랗지 않습니다. 정맥의 푸른 빛깔은 착시현상입니다. 이는 빛과 연관됩니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색'은 빛의 파장이 우리 눈에 반사되는 결과입니다. 푸른빛이 물체에 반사하면 물체는 푸른색으로, 붉은빛이 반사하면 붉은색으로 보이게 되는 거죠. 

파란빛은 빨간빛만큼 깊게 인간의 조직을 투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맥은 붉은빛은 흡수, 투과시키고, 푸른빛은 반사해서 우리의 눈의 파란색을 더 많이 보게 됩니다. 

타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검은색 잉크로 시술 직후에  피부 바깥에서 볼때는 아주 표피까지 잉크가 있기 때문에 검은색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표피의 상피세포 부분에 주입된 잉크는 탈락하고 하부에 있는 색소가 피부를 통해서 보이기 때문에 파란빛이 더 많이 반사돼서 푸른빛이 도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좌) 시술 직후 피부 표면까지 검은색 색소가 보일 때는 검은색으로 눈이 검은색으로 인지(우) 시간이 지나 피부표면에 검은잉크가 탈락하고 피부안쪽으로만 색소를 볼때는 빛의 반사와 흡수 현상이 발생

 

실제로 머리카락을 삭발하고 두피를 보면 머리카락이 약간 푸르게 보이죠.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도 그래서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색소뿐 아니라 진짜 머리카락조차도 피부 속에서 비쳐 보일 때는 약간 푸른빛을 돌게 되는 거죠. 따라서 SMP(두피문신; scalp micropigmentation) 시술 시 약간의 푸른빛이 감도는 정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최대한 이런 현상을 줄이는 것이 좋은데, 그러려면

1. 좋은 퀄리티의 잉크를 써야 하고,

2. 시술 시 피부 안쪽으로 깊게 잉크가 들어가거나 번지게 하지 않아야 합니다.

색소가 깊게 위치할수록 빨간색은 더 많이 흡수되고 파란색은 더 많이 반사돼서 더 파랗게 보일 수 있습니다. 너무 얕게 색소를 주입하면 상피화 과정에서 잉크가 많이 탈락해서 많이 지워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 조절을 아주 세밀하게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문신의 크기가 클수록 반사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특히  SMP 시술 시 도트가 커지지 않게 시술하는 것도 중요 포인트입니다. 

깊이를 세밀하게 조정하기 위해서 디지털로 깊이를 조절할 수 있는 무바늘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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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녹시딜만 쓰면 안될까요?

먹는 탈모약은 거부감이 있는데,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만 쓰면 치료하는데 효과가 없을까요?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 두타스테리드(아보다트®)와 같은 경구 탈모치료제는 병원에서 처방전도 필요하고, 검색해보면 부작용도 있다고 하는 반면, 미녹시딜(로게인®)은 일반의약품이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할 수 있고,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미녹시딜만 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미녹시딜만으로 좋은 효과를 보시면 당연히 미녹시딜만 쓰셔도 됩니다. 그러나 보통 유전성 탈모(androgenic alopecia)에서 미녹시딜만으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경구약들로도 부족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조합약까지 드시기도 하는걸요. 

여성 탈모에서는 경구약을 쓰기 힘드니 미녹시딜만으로 치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성에서의 치료는 맥주효모, 저준위 레이저, 모낭주사 등의 필요성이 남성에서보다 좀 더 크다고 봅니다. 

최신 논문하나가 나왔는데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론이지만,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해드릴게요. 이 논문에서는 바르는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을 같이 썼을때와, 미녹시딜만 썼을 때의 결과를 비교하였습니다. 

 

0.1% 바르는 피나스테리드, 5% 미녹시딜을을 사용하였는데, 두 약을 다 바른 그룹에서 결과가 더 좋았습니다. 위 사진의 좌측이 둘 다 사용한 사례, 우측이 미녹시딜만 사용한 사례입니다. 사진 상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지만, 현미경 검사 등의 기록에서는 더 좋아진 결과를 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가능하면 두 가지 종류 약을 모두 쓰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부작용이 있으시거나 여성 탈모 등에서의 사례에서는 다른 치료를 병합해서 하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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