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환자, 병원 안 찾는다

최근 시행된 대한모발학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탈모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은 하고 있으나 막상 병원을 찾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대한모발학회

20~40대 남녀 390명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86.9%(313명)가 탈모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탈모를 극복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비율은 26.9%(105명)에 그쳤습니다. 탈모 증상이 있는 4명 중 1명만 병원에 오시는 셈이네요. 

탈모가 있을 때 극복을 위해 시도한 방법들은 샴푸 및 앰플 사용(66.4%), 영양제 복용(40.7%), 두피 마사지(37.9%), 식품 섭취(36.1%) 등이 있었습니다. 

86.9%가 탈모 증상 완화 제품 사용한 경험이 있었고, 이 제품들의 효과에 만족한 사람의 비율은 24.9% 그쳤습니다. 시도된 탈모 제품들은 샴푸 71.2%, 영양제 15.3%, 육모/발모제 5.7%, 앰플/토닉 4.2% 였습니다. 

 

 

 

응답자들이 생각한 탈모의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 45%, 유전 35% 등이었습니다. 

탈모에 대한 정보는 포털사이트, 주변인, 온라인/지면 기사, 탈모 커뮤니티, 유튜브, TV 프로그램 순으로  얻었습니다. 

탈모는 정확한 의학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설문조사에 응했던 20~40대 나이대면 탈모인 중에서는 젊은 나이대이므로 치료 효과를 좀 더 기대할 수 있어요.

젊을수록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시면 좋은데, 제품 등으로 시간을 많이 낭비한 후 병원에 오시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이번 설문 조사도 아쉽게 그런 결과를 보였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분들을 만나서 느끼는 부분들이 조사에서 잘 나타난 것 같아요. 좀 더 병원을 쉽게 찾으실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봐야 할 것 같아요. 

-뉴헤어 대머리블로그-

 

모낭 복제 최신 지견_ 2020 세계모발이식학회 소식

모발이식은 탈모가 많이 진행된 부위의 머리숱을 회복시키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모낭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뒷머리의 건강한 모낭을 채취해서 자리를 옮기는 수술이기 때문에 채취할 수 있는 모낭의 개수가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낭세포를 복제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상용화된 것은 없습니다. 최근 모유두세포 복제 및 냉동보관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이 기술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얼마 전 웹으로 진행된 세계모발이식학회에서 발표된 최신 지견을 간단히 정리해드리려고 합니다. 올해 발표하신 분은 미국 컬럼비아대의 안젤라 크리스티아노 교수입니다. 우리나라 뉴스에도 종종 인용될 정도로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습니다.  

태아 때 모낭세포가 발생하는 과정에 대해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표피의 기저각질세포가 진피 쪽으로 파고들며 그 뿌리 부분에 모여든 섬유모세포가 함입됩니다. 이후 섬유모세포는 모유두세포(dermal papilla cell)로 분화하며 표피세포는 모근초 등의 여타 구조를 형성합니다. 뉴스를 통해 '모낭세포를 복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그것은 모유두세포를 말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모유두세포를 복제해서 적절한 위치에 주사하면 모낭이 생겨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모유두세포를 복제하는 기술은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만, 그것을 다른 처리 없이 피부에 주사하면 모낭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섬유모세포로 분화하고 맙니다. 즉, 모유두세포를 복제하는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복제한 세포가 모낭으로 분화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www.nature.com/articles/s41467-018-07579-y

여기서 연구자들이 선택한 방식이 갈라집니다. 어떤 연구진은 모유두세포를 물리적으로 조작하기보다는 전사인자 등을 잘 이용해서 세포가 스스로 모낭으로 분화하는 방식을 선택한 한편, 크리스티아노 교수의 연구팀은 모유두세포를 초기 발생 과정과 유사하게 배열시켜 모낭으로의 분화를 유도했습니다. 전사인자를 쓰는 방식은 세포의 대사과정에 개입하기 때문에 FDA 등의 규제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티아노 교수의 연구팀은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제작한 길쭉한 틀에 모유두세포, 각질세포를 순서대로 배열시킨 후 분화시킵니다. 태아의 초기 발생 과정을 모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모유두세포와 각질세포가 모낭의 형태로 분화하는 것이 관찰됩니다. 아직까지는 완벽한 모낭으로 분화하지는 못하는 수준이지만 이런 기술이 더 고도화되면 '모낭 농장'에서 모낭을 무한히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다만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크리스티아노 교수도 아직 basic science 수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논문이 나올 때마다 조금씩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연구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뉴헤어 대머리블로그j-

 

유전자 검사로 탈모를 진단할 수 있을까?

남성형 탈모는 모낭세포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대해 높은 민감성을 보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모낭세포의 민감성을 높이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나이에 비해 헤어라인과 정수리의 모낭세포가 빠르게 퇴화합니다. 민감성이 높은 모낭은 대체로 비슷한 패턴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탈모 진단법은 머리 각 부위의 머리숱과 연모 비율 등을 계산해서 그 패턴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증상이 경미하거나 특이한 패턴으로 탈모가 진행되는 경우 초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진단을 빠르게 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기 때문에, 눈으로 보이는 증상이 아니라 유전자를 검사해서 탈모인지 아닌지 알아내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탈모와 관련된 유전자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속속 밝혀지고 있고 유전체(게놈) 검사의 비용이 많이 낮아진 요즘은 개인별 분석도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유전체 분석으로 탈모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탈모는 많은 유전자의 영향을 받아 생기는 질병인데 아직 우리가 각 유전자의 역할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Genetic prediction of male pattern baldness

Author summary Living with male pattern baldness can be stressful and embarrassing. Previous studies have shown baldness to have a complex genetic architecture, with particularly strong signals on the X chromosome. However, these studies have been limited

journals.plos.org

2017년 발표된 대규모 연구입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유전체 검사를 통한 탈모 진단법은 아직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준이 아닙니다. 구체적으로는 민감도가 0.74, 특이도는 0.69에 불과했습니다. 일례로 코로나19 진단에 사용되는 진단키트들은 FDA 기준인 민감도 0.9. 특이도 0.95 기준을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위양성, 위음성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양성 예측도는 59%, 음성 예측도는 82%로 유전체 검사를 통해 탈모가 맞다는 진단을 받더라도 실제로 탈모일 확률은 59%에 불과합니다. 

아직까지는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만 새로운 연구가 나올 때마다 조금씩 더 나은 결과를 내놓고 있는 분야인만큼 여러분께 꾸준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뉴헤어 대머리블로그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