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유전성 탈모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남성형 탈모의 1차적인 원인은 유전적으로 정해진 모낭세포의 DHT에의 민감성입니다. 흡연, 음주, 운동 부족과 같은 나쁜 생활 습관은 직접적으로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들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했을 때 불이 더 커지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불이 붙지 않은 집에 아무리 부채질을 해봐야 불이 나진 않겠죠.

그렇다면 흡연이 탈모 환자에게 구체적으로 얼마나 나쁜 것일까요? 참고할만한 연구를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740명의 대만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입니다. 

 

Association of Androgenetic Alopecia With Smoking and Its Prevalence Among Asian Men

Objectives  To evaluate the association of androgenetic alopecia (AGA) with smoking and to estimate its prevalence among Asian men.Design  Population-based cross-sectional survey.Setting  Tainan County, Taiwan.Participants  The eligible population cons

jamanetwork.com

나이와 가족력을 보정했을 때 흡연 여부는 중등도 이상의 남성형 탈모 증상과 강한 양의 상관관계 (odds ratio [OR], 1.77; 95% 신뢰구간 [CI], 1.14-2.76)를 보였습니다. 하루에 20개비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경우 (OR, 2.34; 95% CI, 1.19-4.59), 흡연 강도 (OR, 1.78; 95% CI, 1.03-3.07)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가족력과 탈모 증상 발생 시기가 남성형 탈모의 진행에 더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역시 확인되었습니다. 1촌 중 탈모 환자가 있을 경우 남성형 탈모가 있을 오즈비는 13.38 (95% CI, 4.80~37.27)에 달했고 모계보다는 부계 쪽에 가족력이 있을 경우 연관성이 더 강했습니다. 

이 연구와는 살짝 결이 다른 결과를 내놓은 연구들도 있는 만큼 이 연구의 결과를 100% 그대로 해석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흡연이 세포 재생을 방해해 탈모 증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이론적으로나 통계적으로나 분명해 보입니다.  

-뉴헤어 대머리블로그j-

하루에 샴푸를 몇 번 하는 것이 좋을까?

진료실에서 탈모 상담을 하다보면 환자분들께서 제게 샴푸 후 빠진 머리카락 사진을 자주 보여주시고는 합니다. 갑자기 빠지는 양이 늘어난 것 같은데 혹시 샴푸 방법 때문에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샴푸를 너무 자주 또는 적게 하는 것이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샴푸 횟수와 방법은 탈모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습니다. 상식적인 수준이라면 말이죠. 하루에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이틀에 한 번이든 상관없습니다. 각질이 많이 나오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는 정도라면 문제 없습니다. 머리카락이 빠질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두피가 아니라 모낭세포이기 때문입니다. 

 

모발 성장주기(hair cycle)란 무엇일까

그림 형제의 라푼젤이라는 동화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을까요? 아마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접한 분들이 많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영화에서 라푼젤은 마법의 힘으로 머리카락을 20m가 넘

baldingblog.co.kr

제가 다른 글에서 모발의 생장 주기에 대해 설명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샴푸할 때 자연스럽게 빠지는 모발은 휴지기에 들어간 후 두피에 남아있는 모발입니다. 이런 모발은 빠지기 한두달 전부터 성장이 멈춘 채 두피에서 탈락할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빠질 모발이 샴푸를 하면서 빠졌을 뿐인 것입니다. 샴푸를 자주 한다면 휴지기 모발이 여러차례 나눠 빠질테니 탈락량이 적어보일 수 있지만 착시에 불과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루성 두피염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진균제 샴푸(e.g, 니조랄, 노비프록스 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칙적으로 이런 샴푸도 지루성 두피염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뿐 근본적으로 탈모를 지연시켜주지 못합니다. 

-뉴헤어 대머리블로그j-

미녹시딜의 항안드로겐 효과

미녹시딜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이 있어 항고혈압약제로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모증이라능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발견되면서 현재는 주로 탈모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께도 미녹시딜의 주된 기전은 혈관 확장을 통한 혈액순환 개선이라고 말씀드리고는 있지만, 사실 탈모 증상을 완화시키는 구체적인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녹시딜의 주된 약리학적 기전은 포타슘 채널을 열어주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모낭세포에는 포타슘 채널이 존재하지 않는데다 포타슘 채널 길항제를 쓰더라도 미녹시딜의 효과가 차단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탈모 증상을 완화시키는 다른 기전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미녹시딜이 항안드로겐 작용을 통해 탈모를 억제한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고, 지금 시점에는 많은 연구자와 임상의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한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039155/

이 연구는 미녹시딜이 안드로겐 수용체와 그 하위 신호체계에 영향을 준다고 가정했습니다. 링크에 제시된 데이터를 통해 미녹시딜이 안드로겐 수용체(AR)의 전사 활성도를 낮추고, 단백질 단계에서는 AR의 타겟의 발현을 억제하며 안드로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LNCaP 전립선암 세포의 생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AR과 관련된 전반적인 활동을 억제한 것입니다. 

미녹시딜이 이런 작용을 하는 구체적인 기전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연구에서 미녹시딜은  AR-펩타이드, AR-보조인자, AR N/C-말단 상호작용 및 AR 단백질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미녹시딜이 AR의 리간드 부착 도메인에 직접 결합하여 AR의 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도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보면 미녹시딜이 탈모 치료 뿐만 아니라 AR 경로와 관련된 질병들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뉴헤어 대머리블로그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