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에는 외국인 환자 수술을 꽤 했었는데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에는 외국인 환자분들이 많이 줄고 한국인 고객분들이 거의 대부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한국분이신데 유난히 모발이 얇고 모낭의 깊이가 얕은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마치 백인들처럼요. 그분 수술을 하면서 새삼 느끼게 된 점이 있었어요.
맞아. 한국 사람의 모발이식은 난이도가 참 높은 편이었어.
외국인 환자분들 한참 수술 많이 하는 시절에는 당일 수술이 외국분이면 '오늘은 좀 쉽겠네' 하는 느낌으로 수술을 들어갔어요. 왜 한국 사람의 모발이식이 어려운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한국인의 모발은 일반적으로 서양 백인에 비해 모발이식하기 더 까다롭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 모발의 뿌리가 깊다
한국인은 모발의 뿌리가 백인에 비해 깊게 위치해요. 뿌리가 깊지 않은 나무는 뿌리가 깊은 나무에 비해서 뽑아내기가 수월하듯이, 모발이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발을 생산하는 뿌리인 모낭의 위치가 두피를 기준으로 얕게 위치하면 모발이식의 모든 과정이 수월해요. 모발을 채취할 때도, 채취한 모를 분리할 때도, 분리한 모를 이식할 때도 말이죠.
백인의 모발 깊이는 2~4mm 정도인데 비해 한국인의 모발 길이는 5~7mm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뿌리가 깊은 나무를 옮겨 심으려면 그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고, 노동을 해야하고, 다시 심기도 어렵습니다. 모낭이 깊게 위치하면 모발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두피에서 좀 더 깊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침습적인 수술이 되고, 뿌리 부분이 길기 때문에 조심해서 다뤄야 할 부분이 많아져서 더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이식 시 모발이 꺾이는 등의 확률이 높아집니다.
2. 피부와 머리카락의 색대비차가 크다
백인들은 피부와 머리카락이 둘다둘 다 색이 밝은 경우가 많고, 흑인은 반대로 피부와 머리카락이 둘 다 색이 어둡습니다.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잘 눈에 보이지 않아요. 마치 보호색처럼요. 그런데 동양인은 머리카락은 검고 피부는 밝은 편이라 머리카락이 한 올 한 올 잘 보여서 머리숱이 적으면 눈에 잘 띕니다. 모발이식에서도 적은 양으로 그럴 듯하게 만드는 기술 이 중요한데, 한국인은 그럴 듯하게 만들어 보이기가 어려운 편이에요.
이렇게 다른 민족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모발이식을 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모발이식의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혈투를 많이 겪은 무술인이 고수가 되듯이 어려운 수술을 많이 한 의사가 좋은 의사가 됩니다. 대한민국의 모발이식을 하시는 많은 의사 선생님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뉴헤어 대머리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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